Page 45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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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45


               운거스님이 하루는 일을 하다가 잘못하여 지렁이를 잘라 죽
            였더니 스님이 “적(聻)!”하고 호통을 쳤다.

               운거스님은 말하였다.
               “그것은 죽지 않았습니다.”
               “ 이조(二祖)는 업주(鄴州)로 갔다는데 어떠냐?”

               운거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스님이 운거스님에게 물었다.

               “대천제인(大闡提人:부처될 종자가 없는 중생)은 5역죄(五逆
            罪)를 지었는데 효도고 봉양이고가 어디 있겠느냐.”
               “ 비로소 효도하고 봉양하게 되었군요.”



               스님이 운거스님에게 말하였다.

               “과거에 남전(南泉)스님이  미륵하생경(彌勒下生經)을 강의
            하는 스님에게 묻기를,‘미륵은 언제 하생(下生)합니까?’했더니,
            그는 ‘현재 도솔천궁에 계시며 미래세에 하생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그러자 남전스님은 ‘천상에도 미륵은 없고,지하에도
            미륵은 없다’라고 말하였다.”
               운거스님은 이 문제를 가지고 다시 질문하였다.

               “천상에도 미륵이 없고 지하에도 미륵이 없다니 그렇다면 누
            가 그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단 말입니까?”

               스님이 질문을 받자 선상이 진동하는 듯하였다.그리하여 말
            하였다.
               “도응화상!내가 운암스님에게 있으면서 그분께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화로가 진동하듯 하였다.오늘 그대에게 한 번 질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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