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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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으니 온몸에 땀이 흐르는구나.”
그 뒤에 운거스님이 삼봉(三峯)에 암자를 지었다.열흘이 지
나도 큰방에 오지 않자 스님이 물었다.
“그대는 요즈음 어째서 공양[齋]에 오질 않는가?”
“ 매일같이 천신(天神)이 음식을 보내 주기 때문입니다.”
“ 나는 그대가 그럴 만한 사람이라 여겼는데,오히려 이런 견
해를 짓고 있다니 그대는 느지막하게 찾아오게.”
운거스님이 느지막하게 찾아오자 스님이 불렀다.
“도응 암주(道膺庵主)!”
“ 네.”
“ 선도 생각하지 말고,악도 생각하지 말라 하였는데,이것이
무엇일까?”
운거스님이 암자로 되돌아가 고요하게 편안히 앉아 있었더
니,이로부터 천신이 찾아도 끝내 보이질 않았다.이렇게 사흘이
지나고서야 끊겼다.
스님이 운거스님에게 물었다.
“무얼 하느냐?”
“ 장(醤)을 담급니다.”
“ 소금은 얼마나 넣느냐?”
“ 저으면서 넣습니다.”
“ 무슨 맛이 나느냐?”
“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