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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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49


                 “이렇게 대꾸하다간 물 한 방울도 받기 어려운데 무엇 때문에
               다른 시루에 향기로운 밥을 지으라 하는가.”


               청림스님이 하루는 스님을 하직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로 가려는가?”
               “ 금륜(金輪)은 표적을 숨기지 않고,온 세계에 홍진(紅塵)이
            끊겼습니다.”

               “ 잘 간직[保任]하게.”
               청림스님이 조심스럽게 나가는데 스님께서 문에서 전송하시

            며 말씀하셨다.
               “이렇게 떠나는 한 구절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 걸음걸음 홍진을 밟으나 걸음걸음 몸 그림자가 없습니다.”

               “ 스님께서 한참 동안 말씀이 없자 청림스님은 말하였다.
               스님께선 무엇 때문에 속히 말하지 않습니까?”

               “ 자네는 어찌 그리 성미가 급한가.”
               “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절을 하고 떠났다.



               15.

               용아(龍牙:835~923)스님이 덕산(德山)스님에게 물었다.
               “제가 막야(鏌鎁)의 보검을 가지고 스님의 머리를 베려고 할
            땐 어찌하겠습니까?”

               덕산스님이 목을 빼고 다가가며 “와!”하였더니,용아스님이
            “머리가 떨어졌습니다”하자,덕산스님은 “하하”하고 크게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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