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P. 48

48 조동록


               “끝날 곳이 없겠군.”



               스님께서 소산스님에게 물으셨다.
               “공겁(空劫)엔 사람 사는 집이 없었다 하니 이는 어떤 사람이
            안주하는 곳이겠는가?”

               “ 모르겠습니다.”
               “ 그 사람들에게도 생각[意志]이 있겠는가?”

               “ 스님께서는 그들에게 물어보시죠.”
               “ 지금 묻고 있는 중이다.”
               “ 무슨 뜻입니까?”

               스님은 대꾸하지 않으셨다.


               14.

               청림 사건(靑林師虔:?~904)스님이 참례하자 스님께서 물으
            셨다.

               “이제 어디에서 떠나 왔는가?”
               “ 무릉(武陵)에서 옵니다.”

               “ 무릉의 법도는 여기와 무엇이 같은가?”
               “ 오랑캐 땅에선 겨울에 죽순을 뽑습니다.”
               “ 다른 시루에 향기로운 밥을 지어 이 사람에게 공양하여라.”

               청림스님이 소매를 떨치며 나가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 뒷날 온 세상 사람들을 밟아 버릴 것이다.”



                 고산 영(鼓山永)스님은 말하였다.
   43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