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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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었다.
               용아스님이 그 뒤에 스님에게 와서 앞의 이야기를 거론하자

            스님은 말씀하셨다.
               “그래,덕산은 뭐라고 하더냐?”
               “ 스님은 말이 없었습니다.”

               “ 말이 없었다고 하지 말고,우선 덕산의 떨어진 머리를 노승
            에게 가져와 보아라.”

               용아스님은 그제야 깨닫고서 바로 참회하고 인사하였다.


                 그 뒤에 어떤 사람이 덕산스님에게 말씀드리자 스님은 말하였
               다.
                 “동산스님은 좋고 나쁜 것도 모르는군.이 몸이 죽은 지 오래
               인데 구제해서 무슨 소용이 있으랴.”

                 보복 종전스님은 염(拈)하였다.
                 “용아스님은 전진할 줄만 알았을 뿐 발을 헛디딘 줄은 몰랐
               군.”

                 취암 지(翠巖芝)스님은 말하였다.
                 “용아스님은 그때 끊었어야 하는데 끊질 않았으니 이제 와서
               어떻게 끊으랴.”

                 동선 관(東禪觀)스님은 말하였다.
                 “용아스님은 검을 껴안아 몸을 다쳤으니 재앙과 허물을 자초
               했다 하겠다.덕산스님은 머리 때문에 주인이 되어 다행히도 계
               산을 잘하였으나 홀연히 동산스님에게 자취를 지적당하여 자기
               도 모르는 사이에 꼬리를 들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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