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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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53
18.
북원 통(北院通)스님이 찾아와 뵙자 스님께서 상당하여 말씀
하셨다.
“주인공에 꽉 눌러앉으면 두 번째 견해[第二見]에 떨어지지
않는다.”
북원 통스님이 대중 가운데서 나오더니 말하였다.
“누군가는 그것과 짝하지 않는 자가 하나 있음을 아셔야 합
니다.”
“ 그것 역시 두 번째 견해[第二見]인걸.”
통스님이 별안간 선상을 번쩍 들어서 엎어 버렸더니 스님께
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 저의 혀가 썩어 문드러지면 그때 가서 스님께 말씀드리지
요.”
통스님이 그 뒤에 스님을 하직하고 영남(비원령)으로 들어가
려고 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잘해 보게.비원령(飛猿嶺)은 험준하니 잘 살펴 가게.”
통스님은 한참 말이 없었다.스님께서 “통화상!”하고 불렀
다.
“네”
“ 왜 영남으로 들어가질 않는가?”
통스님은 여기서 깨친 바 있어 영남으로 들어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