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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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37


            하셨다.
               “나는 이것을 부채라고 부르는데,그대는 무엇이라고 하겠느

            냐?”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채 위에서 설법을 하고 등롱 속에 몸을 숨긴다.어떠한가?”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스님의 선입니까?”

               스님은 꾸짖었다.
               “원래 여기에 있었을 뿐이다.”

               23.
               설봉스님이 어떤 스님을 가까이 오라고 불러 놓고는 그 스님이
            차수(叉手)하고 앞으로 가자 “가거라!”하였는데,스님께서는 이 이

            야기를 들려주고 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이 차수구(叉手句)를 어떻게 말해 내겠느냐?그대가 차

            수구를 말할 수 있다면 즉시 설봉스님을 보게 되리라.”
               24.

               “ 한 마음이 나지 않으면 만법이 허물이 없다”하신 3조(三祖)스
            님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여기에서 깨달을 뿐이다.”

               그리고는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세상천지가 무슨 허물이 있겠느냐?”

               25.
               “ 모든 법상[數句]과 법상 아닌 것들이여,나의 신령한 깨달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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