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4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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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수재(秀才)장졸(張拙:五代宋初의 居士)의 말이 아니더냐?”
            그 스님이 “그렇습니다”하니 스님이 “말에 떨어졌구나”하셨다.

               96.
               한 스님이 석상(石霜)스님을 하직하자 석상스님이 물었다.

               “배로 가려느냐,육지로 가려느냐?”
               “ 배를 만나면 배로 가고 물을 만나면 뭍으로 가겠습니다.”
               “ 내가 말하겠는데,도중에 어려움이 좀 있을 것이다.”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신 말씀하셨다.

               “30년 뒤에 이 말이 매우 널리 퍼질 것이다.”
               다시 말씀하셨다.
               “떠날 때의 한마디는 영원토록 잊지 못할 것이다.”

               97.
               “ 허공을 두드리니 메아리가 일어나고 나무를 치니 아무 소리

            없어라”고 한 도생(道生)법사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주장자로 공중
            을 두드리면서 “아야야!”하셨다.

               다시 널판을 두드리더니 “소리가 나느냐?”하셨다.
               한 스님이 “소리가 납니다”하자 스님은 “이런 속인 같으니!”
            하고는 다시 널판을 두드리며 말씀하셨다.

               “무엇을 가지고 소리가 난다 하느냐?”

               98.
               한 스님이 석상(石霜)스님에게 물었다.
               “교(敎)중에도 조사의 뜻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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