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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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69


               “그러면 멋대로 들먹이지 않는 일은 어떤 것인데?”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신 말씀하셨다.
               “저는 이제 막 와서 아직 큰방에 들어가지도 못하였습니다.”

               109.
               부처님이 한 외도에게 묻기를,“그대의 이론[義]에서는 무엇이
            주된 내용[宗]이오?”하셨는데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외도를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이 늙은 화상아,나는 그대를 안다.”

               외도가 말하기를,“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하였는데 스님은 부처님을 대신하여 “한 수 놓아 드
            리겠습니다”하셨다.

               또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그대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다고 주장하는가?”하셨는데 스님께서는 외도를 대신하여 말씀하

            셨다.
               “구담(瞿曇:부처님)이여,질문한 뜻을 놓치지 마십시오.”

               110.
               “ 온 누리가 그대 자신이니 따로 무엇이 있으리라고 생각하느
            냐?”하신 설봉스님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중생들이 전도되어 자기인 줄 모르고 다른 사물을 쫓으니 사
            물을 굴릴 수 있다면 여래와 같아지리라’한 능엄경 의 말씀을

            보지도 못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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