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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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삼 씻는 연못만 보았을 뿐 아직 이 관계는 모르는구
나.”
그 스님은 다시 물었다.
“무슨 관계입니까?”
“ 벽력같이 빠른 화살이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말씀하셨다.
“무엇 때문에 으뜸가는 경계[第一機]로 대꾸하지 않았을까.”
107.
위감군(韋監軍)이 휘장[帳]을 보더니 소가 나무를 들이받는 그림
을 그리고는 한 스님에게 물었다.
“소가 나무를 들이받는가,나무가 소를 들이받는가?”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신 말씀하셨다.
“불법승에 귀의합니다.”
108.
어떤 큰스님이 한 스님에게 물었다.
“설봉스님에겐 나무공을 굴리는 화두*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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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 그런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 그런 일이 있다고 들었는데.”
“ 스님들이 멋대로 들먹였을 뿐이겠죠.”
*설봉(雪峯)스님은 세 개의 나무 공[木毬]을 밟고 섰다가 납자가 오는 것을 보
면 하나를 차내기도 하고 때로는 둘을 차내기도 하였다.(…下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