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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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73
“그러면 무엇이 살리는 것입니까?”
“ 밥 짓는 공양주[飯頭]가 되고 싶으냐?”
“ 죽이지도 않고 살리지도 않을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스님이 갑자기 일어나면서 말씀하셨다.
“마하반야바라밀.”
121.
스님께서 어느 땐가 말씀하셨다.
“사람을 만나면 길을 가다가도 상대[受用]해 준다.”
이어서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주장자도 길이 아니며,지금 하는 말도 길이 아니다.”
122.
“ 법신이 밥을 먹으니 허깨비로 나타난 부질없는 몸 그대로가
법신이다”한 말을 들려주며 말씀하셨다.
“하늘 땅 온 누리가 어느 곳에 있느냐.그 어디에도 그것이라
할 곳이 없으니,허공으로 허공을 먹는 격이다.가령 자세히 따져
보는 입장에서라면 그럴 법한 이야기이겠지만 말이다.”
123.
“ 응신(應身)․화신(化身)은 진짜 부처가 아니며,설법하는 자도
아니다”한 말씀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응신․화신의 설법이 그대로 법신의 설법이며 또한 보는 족족
완전한 진실이라고도 하니,이는 법신을 가지고 법신을 먹기 때문
이다.”
다시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