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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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中 171


               “무엇이 이 경전입니까?”
               “ 유마경․법화경이다.”

               다시 물었다.
               “티끌에 물들지 않는 대장부일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 틀렸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씀하셨다.
               “법신이라 하지도 못하며 으뜸가는 이치[第一義]라 하지도 못하

            나 설법도 하며 진공(眞空)을 설하기도 한다.”
               116.

               스님께서는 재(齋)를 지내는 차에 숟가락을 들고 말씀하셨다.
               “나는 남쪽 스님에겐 공양하지 않고 북쪽 스님에게 공양한다.”
               그러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째서 남쪽 스님에겐 공양하질 않습니까?”
               “ 그들을 바보로 만들고 싶어서 그런다.”

               “ 그러면 어째서 북쪽 스님에게만 공양을 하십니까?”
               “ 화살 한 발에 두 표적이다.”
               한 스님이 이 문제를 끄집어내어 물었다.

               “앞의 이야기는 무슨 뜻입니까?”
               “ 좋은 일은 함께 누린다.”

               117.
               스님께서 혹 주장자로 법당 앞의 돌기둥을 한 번 치면서 말씀

            하시기를,“3승 12분교로 설명해 낼 수 있을까?”하고는 스스로
            “설명해 내지 못하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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