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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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말씀하셨다.
               “쯧쯧,이 여우같은 망상꾸러기야.”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의 뜻이 무엇입니까?”
               “ 장씨[張公]가 술을 마시니 이씨[李公]가 취한다.”

               118.
               옛사람이 “사람을 놀라게 할 만한 한마디 말이 있다”고 하자

            한 스님이 묻기를,“무엇이 사람을 놀라게 할 만한 한마디입니까?”
            하였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씀하셨다.
               “메아리.”

               119.
               “ 점교(漸敎)로 말하자면 상규를 벗어나 영원한 도에 부합한다
            하겠으나 돈교(頓敎)로 치자면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하신 국사의

            말씀을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백추를 잡고 불자를 세우며 손가락을 퉁기는 경계라 해도 점

            검해 보면 모두 역시 자취가 없진 못하다.”
               120.

               스님께서 어느 땐가 주장자를 잡고 말씀하셨다.
               “하늘 땅 온 누리를 죽이고 살리는 것이 모두 이 안에 있다.”

               그러자 한 스님이 불쑥 나와서 물었다.
               “무엇이 죽이는 것입니까?”
               “ 일곱 번 자빠지고 여덟 번 거꾸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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