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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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 모든 법의 적멸상(寂滅相)을 말로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한 교
학[敎]의 말을 들려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견해가 분명 지금 한 말과 같다면 말을 하느니 않느니 할 여
지가 어디 있겠느냐.듣지도 못했느냐,‘가도 갈 곳에 이르지 못하
며,와도 올 데에 이르지 못한다’한 말을.”
112.
“ 모든 진여가 모든 것을 머금었다”한 말을 들려주며 “무엇을
산하대지라고 하겠느냐?”하고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모든 법은 빈 것이라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더럽지
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다.”
113.
스님께서는 간혹 주장자를 잡고 시중하셨다.
“주장자가 용으로 둔갑하여 천지를 삼켜 버렸다.이제 어디서
산하대지를 찾겠느냐?”
스님은 혹 원상(圓相)을 그리고는 말씀하셨다.
“누가 빠져나올 사람 없느냐?”
114.
“ 이 법이 법의 자리에 머물러 세간의 모습이 상주한다”고 한
교학[敎]의 말을 들려주며 말씀하셨다.
“석가부처님은 어디 갔느냐?”
115.
한 스님이 투자(投子)스님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