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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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57
1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대중들이여,그대들에게도 단주의 바늘[鄲州針]이 있느냐.있거
든 한번 가져와 보아라.있느냐,있어?”
대중이 대꾸가 없자 스님은 “없다면 옷 입고들 그만 나가거라”
하고는 바로 법좌에서 내려왔다.
13.
상당하여 대중이 모여 앉자 주장자를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온 누리 미진수 부처가 모두 이 속에 있다.부처다 법이다 논
쟁하여 승부를 다투는데도 충고해 줄 사람이 없느냐.충고해 줄
사람이 없다면 내가 그대들에게 충고해 줄 때까지 기다리라.”
그때 어떤 스님이 말하였다.
“스님께서 충고해 주십시오.”
“ 이 여우같은 놈아.”
“ 온 누리 사람들이 찾아오면 스님은 어떻게 맞이하시겠습니
까?”
“ 법요를 설하는 데에는 길이 있다.”
“ 지금 그대로가 바로 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까?”
“ 개 아가리 닥쳐라.”
“ 하루종일 밝지 못하니,어떻게 해야만 세상 인연[緣塵]에 떨어
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