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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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상당하여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시기를,“다른 사람에게
누만 끼칠 뿐이다”하고는 법좌에서 내려왔다.
15.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할말은 다 했다.”
그때 한 스님이 나와서 절하고 무엇인가 물으려는 순간 스님은
주장자를 집어들고 후려치면서 말씀하셨다.
“무슨 좋고 나쁜 것을 알겠느냐.이 썩은 나무 등걸이나 치는
놈아.다 이런 중과 같다면 어떻게 신도들의 시주를 받을 수 있으
랴.악업 중생이 여기 다 모여 무슨 마른 똥막대기를 찾아 물어뜯
고 있느냐.”
그리고는 주장자로 다 쫓아내 버렸다.
“우두(牛頭)스님이 4조(四祖)스님을 뵙지 않았을 땐 어떠하였습
니까?”
“ 집집마다 관세음보살이었다.”
“ 뵌 뒤에는 어떠하였습니까?”
“ 불 속에서 지네가 호랑이를 삼킨다.”
“ 무엇이 선(禪)입니까?”
“ 그 한 글자[一字]마저도 뽑아 버릴 수 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