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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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59


               “그러면 닿을 수 있습니까?”
               “ 여기서 허튼 말을 하기냐.”



               “ 시주가 공양[齋]을 베풀면 무엇으로 보답합니까?”
               “ 재능을 헤아려 소임을 맡긴다.”

               “ 모르겠습니다.”
               “ 모르겠거든 밥이나 먹어라.”



               “ 무엇이 깨닫는 일[向上事]입니까?”
               “ 창자를 끊어내어 숟가락으로 바꿔 넣고 발우를 들고 와 보라.”

               그 스님이 대꾸가 없자,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런 사기꾼.”



               “ 무엇이 불법의 요점입니까?”
               “ 들어오는 칼끝에 길이 보이는구나.”



               “ 어디가 제가 범부 몸을 뒤바꿀 만한 경계입니까?”
               “ 날카롭군[利].”



               “ 한입에 다 삼켰을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 내가 네 뱃속에 들었구나.”
               “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제 뱃속에 계십니까?”
               “ 내 말을 되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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