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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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주(趙州)의 법손입니다.”
               “ 스승은 어디 사람이냐?”
               대신 말씀하셨다.

               “밥이나 먹는 늙은 스님입니다.”
               54.
               스님이 물방아를 보고서 그 대들보에 써 놓았다.

               “영원히 썩지 않고자 하나 뒤에는 무너지리라.”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영원히 썩지 않는다 했는데 어째서 도리어 물에 꺾이느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일 하나를 겪지 않고서는 지혜 하나가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요순(堯舜)같은 임금도 교화에는 고개 숙였다.”
               55.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흙탕물을 일으키지 않고 어떻게 말하겠느냐?”
               대신 말씀하셨다.
               “남산에서 북을 치니 북산에서 춤을 춥니다.”

               56.
               공양 시간에 한 스님에게 물었다.
               “여기에 불조를 초월할 만한 말이 있느냐?”

               “ 있지요.”
               “ 어디로 갔느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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