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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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
               한 스님이 마침 스님 앞에 서 있었는데 주장자를 한 번 내려쳤
            다.그 스님이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는 손을 펴면서 말씀하셨다.

               “돈을 가져오너라.”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머리를 돌리지 않으면 어떻게 뒷일을 알겠습니까?”
               다시 말씀하셨다.

               “얼굴에 침을 확 뱉을 뿐이다.”
               60.

               부엌에 들어간 차에 채두(菜頭:반찬 담당)에게 물었다.
               “냄비에 가지가 얼마나 있느냐?”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나에게 물어라.내 말해 주리라.”

               채두가 그대로 질문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다 소비하지 못하겠구나.”
               대신 “한 통 남았습니다”하더니 다시 뒷말에 대신하여 “그렇

            습니다”하셨다.
               61.
               운력하고 절 입구로 돌아오면서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피곤하면 어떤 얼굴이 되느냐?”
               “ 스님께서는 아실 텐데요.”
               “ 나는 모른다.”

               이번에는 그 스님이 물었다.
               “피곤하면 어떤 얼굴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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