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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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下 117


               스님께서는 주장자를 잡더니 말씀하셨다.
               “긴 것을 만나면 길어지고 짧은 것을 만나면 짧아진다.”
               “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군요.피곤이 그렇다는 말인지,스님

            이 그렇다는 말인지를.”
               “ 나도 네가 자상하다는 것을 안다.”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어떻게 알겠습니까?”
               또 앞의 말에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늙은이,젊은이,노란 색,흰색.”

               62.
               스님께서 밥 짓는 스님[飯頭]에게 물었다.
               “부처님은 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이다.너는 매일 밥을 짓는데,

            한 주걱에 석가부처님이 몇이더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중 하나에 쌀 한 되입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오늘 공양은 비교적 고운 편이구나.”
               63.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 남화탑(南華塔)에서 옵니다.”

               “ 조사께선 무슨 말씀이라도 하시더냐?”
               “ 하셨습니다.”
               “ 잘못 전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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