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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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선 말을 들어주십시오.”
“ 내 너에게 말하겠는데 하나가 안 되면 둘도 옳지 않다.”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께선 너무 엄청난 명령을 내리시는군요.”
64.
마두(磨頭:방아 찧는 것을 관리하는 스님)에게 물었다.
“사람이 징[羅]을 치느냐,징이 사람을 치느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요즘 들어서는 국수를 많이 먹었습니다.”
다시 말씀하셨다.
“손님이 찾아오거든 반드시 살펴보고 도둑이 오거든 꼭 두들겨
야 한다.”
65.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 남화탑에서 옵니다.”
“ 조사를 뵈었느냐?”
“ 뵈어서 무엇 하려구요?”
“ 그렇다면 너는 거기 가서 무엇을 하였느냐?”
“ 무슨 허물이 있습니까?”
“ 간 것부터가 이미 허물이 없는데 본들 무슨 허물이 있겠느
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자비를 알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