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P. 119
운문록 下 119
66.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 갔다 오느냐?”
“ 재(齋)에 갔다 옵니다.”
“ 시주받은 돈을 가져오너라.”
“ 스님께서는 조금이라도 부족한 게 무엇인지요?”
“ 너는 또 조금이라도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
“ 조금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 조금도 부족하지 않다면 재에 가서 무엇을 했느냐?”
대꾸가 없자 대신 말씀하셨다.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다시 말씀하셨다.
“흙덩이를 쫓는군.”
67.
한 스님에게 물었다.
“너는 북쪽지방 사람이냐?”
“ 그렇습니다.”
스님이 한 번 후려쳤는데도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나에게 묻거라.”
이번에는 그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선 어디 사람입니까?”
스님께서 다시 한 번 후려쳤는데 대꾸가 없자 앞에 했던 질문
에 대신하여 한 번 후려치고,다시 뒷말에 대신하여 말씀하셨다.
“인의(仁義)의 도(道)가운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