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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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조개․개미 등 모든 생물이 네 자신과 같으냐,다르
냐?”
“ 같습니다.”
“ 너는 무엇 때문에 칼과 창으로 상대하느냐?”
159.
식초 만드는 채[醋寮]에서 손가락으로 가리켜 가면서 말씀하셨
다.
“이 항아리에는 초가 이렇게 가득 찼는데 저쪽 항아리에는 초
가 저렇게 얕구나.”
한 스님이 말했다.
“사람이 가난하면 지혜가 짧고 말이 수척하면 털이 길지요.”
그러자 스님은 껄껄 웃으면서 나가 버렸다.
160.
좌주에게 물었다.
“무슨 경전을 강의하느냐?”
“열반경 입니다.”
“ 열반은 네 가지 덕[四德]을 갖추었다는데 그런가?”
“ 그렇습니다.”
스님은 주발을 집어들면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몇 가지 덕을 갖추었느냐?”
“ 한 가지도 없습니다.”
“ 그렇다면 옛사람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말했을까?”
“ 옛사람이 그렇게 말했다니,무슨 말인데요?”
스님은 주발을 두드리면서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