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2 - 선림고경총서 - 16 - 운문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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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었다.문에 올라 입실(入室)한 자들은 이루 다 기록할 수도 없을
            정도였으며,백운산(白雲山)의 실성대사(實性大師)도 바로 스님의
            수제자이다.

               스님은 건화(乾和)7년 기유(己酉:949)4월 10일에 돌아가셨다.
            미리 글을 올려 임금과 하직하였으며,아울러 유계를 쓰신 뒤에
            가부좌를 맺고 돌아가셨다.그리고는 곧 임금께서 내린 탑액(塔額)

            을 받았으나 “내 몸을 방장실에 두고 혹 임금이 탑액을 내리시거
            든 방장실에 걸어 둘 뿐 따로 탑을 세우지는 말라”하신 유언을
            받들어 문도들은 그 말씀대로 스님을 방장실에 모시고 이를 탑으

            로 삼았다.
               스님은 이에 앞서 제자 실성(實性)스님에게 법을 부촉하여 도량
            을 잇게 하려 하였다.그러나 모두들 입을 모아 “실성스님은 이미
            도를 펴며 제자를 기른다”하므로 현재 법회에 있는 문인 법구(法

            球)스님으로 바꿔 임명하여 자리를 잇게 하였다.
               아―아,세상을 이끌어 주실 스승이 가셨도다.지팡이 짚고 어
            두운 길을 가는 눈먼 자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나 뇌악은 다행히도 스님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직접 보았기 때
            문에 스님께서 하셨던 일을 대강이나마 안다.그러므로 감히 이렇
            게라도 써서 사방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남기지 않을 수 없다.



                 기유(己酉:947)년 4월 25일에 집현전의 뇌악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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