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P. 102

102 양기록․황룡록


            다.



                 한 물건도 가져온 것 없건만
                 어깨에 짐을 지고 일어나지 못했었네
                 말끝에 홀연히 잘못임을 알아
                 마음속은 무한히 기쁘고
                 나쁜 독을 마음에서 잊었으니
                 뱀과 호랑이도 친구라네
                 몇백 년 세월 흘렀건만
                 맑은 바람 그치질 않네.
                 一物不將來 肩頭擔不起
                 言下忽知非 心中無限喜
                 毒惡旣忘懷 蛇虎爲知己
                 光陰幾百年 淸風物未已


               주장자를 선상에 세우더니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10.
               임제스님이 감원(監院:원주)에게 물었다.

               “어디 갔다 오느냐?”
               “ 고을에서 쌀을 사옵니다.”
               임제스님은 주장자로 그 앞에서 한 획을 긋더니 말씀하셨다.

               “이것도 살 수 있겠느냐?”
               감원이 별안간 악!하고 고함을 치자 스님은 바로 후려쳤다.전

            좌(典座:선방에서 좌구나 의복 생활용품을 담당하는 소임)가 찾아오자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