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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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양기록․황룡록
스님께서 상당하여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말씀하셨다.
“남원은 한 번에 상대를 이롭게 하였지만 병에 맞게 약을 쓴다
는 면에서 보면 잘못되었다.납승의 문하라면 천지처럼 현격하게
다르다.말해 보라.납승에겐 더 나은 점이 무엇이겠느냐?”
“ 쯧쯧”하더니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1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옛사람이 말하기를,‘범부니 성인이니 하는 망정이 다하면 진
상(眞常)이 그대로 드러나고,허망한 인연을 여의기만 하면 그대로
가 여여(如如)한 부처이니라’하였는데,쯧쯧!이 무슨 말인가?”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13.
상당하자 한 스님이 여쭈었다.
“우두(牛頭)스님이 사조(四祖)스님을 뵙기 전에는 무엇 때문에
온갖 새들이 꽃을 물어다 바쳤습니까?”
“ 뽕나무 뿌리는 못[釘]같으며 물소뿔은 넓다.”
“ 뵌 뒤엔 무엇 때문에 꽃을 물어다가 바치지 않았을까요?”
“ 잠방이에는 배자(襠:덧조끼)가 없고 홑바지엔 바지 구멍이 없
다.”
그 스님이 또다시 여쭈었다.
“뵙지 않았을 땐 어떻습니까?”
“ 나라가 맑으면 인재가 존경을 받고,집이 넉넉하면 어린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