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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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양기록․황룡록


            다는 작은 물줄기처럼 흐르지 않게 한다거나,가령 모기․등애․
            아수라왕이 그 물을 마시는데 모두 배부르게 되는 것과도 같았다.

            그 뒤 교화할 인연이 다하여 쌍림(雙林)에서 열반을 보이려 하면서
            인간․천상의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정법안장과 열반묘심(涅槃妙心)이 있는데 마하대가섭

            (摩訶大迦葉)에게 부촉하여 교(敎)밖에 따로 펴서 상근기들에게
            전하게 하노라.’

               이 법은 조작이나 사유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신통이
            나 닦아서 깨달음[修證]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또한 유
            심(有心)으로써 알지도 못하며 무심(無心)으로써 체득하지도 못한

            다.이를 깨달으면 3계(三界)를 단박에 초월하려니와 이에 미혹되
            면 만겁토록 생사에 빠진다.

               오늘은 왕의 관리가 두루 모이고 승속이 자리를 함께하여 앉고
            섬이 엄연하고 보고 들음이 어둡지 않으니 이는 미혹이겠느냐,깨
            달음이겠느냐?여기에서 체득할 수 있다면 3아승지겁[三祗劫]을

            다 채우거나 만행(萬行)의 공부가 완성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일념
            에 초월하여 다시는 전․후가 없으리라.
               오늘은 우리 절에 영광스럽게도 이 지방의 제형도관(提刑都官)

            과 제형사인(提刑舍人)이 직접 조정의 수레로 내려오셔서 보잘것없
            는 이 절을 빛내 주시려고 하룻밤이나 걸려 찾아왔으니 나날의 기

            거(起居)에 만복 있으소서.더구나 존귀한 두 분 관리는 숙세에 덕
            의 근본을 심어 재관(宰官)의 몸으로 시현(示現)하여 자비와 은혜
            로 백성들에게 임하셨음에랴.지금 밤낮으로 급한 천자의 일을 대

            신하여 스님․속인․귀인․천인들이 모조리 복과 수명의 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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