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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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양기록․황룡록
고 있다.이 두 사람이 함께 나를 찾아왔다.한 사람은 함이 있고
한 사람은 함이 없다.어떤 사람을 인정해야 옳겠느냐?”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공덕천(功德天:毘沙門王의 왕비)과 흑암녀(黑暗女)를 지혜 있는
주인은 둘 다를 받질 않는다.”
불자로 선상을 치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9.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대각세존이 말씀하시기를,‘나는 지금 그대를 위해서 깨달음을
잘 간직[保任]하나니 이 일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너희들은 이 삼
매를 부지런히 정진해야 된다’고 하셨다.”
스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정진이라면 없질 않다만 여러분은 무엇을 삼매라 하겠느냐?”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가섭의 분소의(糞掃衣)값은 백천만금이고,전륜왕 상투 속의
보배는 반푼어치도 못 된다.”
불자로 선상을 치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10.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어제는 죽을 지나치게 늦게 먹더니 오늘은 또 죽을 너무 일찍
먹는구나.이는 주지하는 사람의 위엄스러운 명령이 근엄하질 못
해서이냐,아니면 일 보는 사람[執事人]의 몸과 마음이 게으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