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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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록 119


               “모든 부처님은 세상에 출현하여 방편으로 말씀[言詮]을 시설하
            였으나 조사가 서쪽에서 찾아와서는 입도 뻥긋 않으셨다.가령 허

            공에서 놓아버린다면 3천세계(三千世界)모든 티끌의 낱낱 티끌
            가운데 법계를 머금겠지만,만일 걸음마다 높은 데 오르려 한다면
            나귀의 안장은 너의 아버지 아래턱뼈가 아니리라.”

               불자로 선상을 치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4.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큰 도는 중간이 없으니 다시 무엇이 전후가 되며,긴 허공은
            자취가 끊겼는데 어찌 헤아림이 필요하랴.허공이 이미 이와 같은

            데 도를 어찌 말하랴.상근기라면 설명[言詮]을 빌리지 않겠지만
            중․하의 부류라면 또 어떻게 면하겠는가.그러므로 한 스님이 운
            문스님에게 묻기를 ‘무엇이 운문의 한 곡조입니까?’하자 ‘납월 25

            일이다’라고 했던 것이다.”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오늘이 바로 납월 25일이다.그대들은 잘 알겠느냐?잘 모르
            겠다면 자세히 들으라.내 여러분을 위해서 거듭 한 번 더 노래하
            리라.



                 운문의 한 곡조는 스물 다섯이라
                 궁상각치우에 속하지 않았네
                 내 곡조의 유래를 묻는 사람이 있다면
                 남산에 구름 일어나니 북산에 비 내린다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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