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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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록 129


               棒頭分明無老少 天下盲人幾箇知



               비마암스님이 곽산스님이 찾아온 인연을 봄*
                                                          9)
               秘魔巖見霍山到因緣

               사숙과 조카 서로 만나 둘 다 꺼릴 것 없거늘

               마침내 등을 어루만져 바보짓을 하였네
               머리를 돌이키니 사람들이 비웃을까 두려워
               천리 밖에서 나를 속이러 왔다 하네.

               叔姪相逢兩不猜 到頭撫背似癡獃
               廻首恐人生怪笑 報云千里賺余來



               임제스님이 삼성스님에게 부탁함*
                                               )
                                               10
               臨濟屬三聖

               열반[圓寂]으로 돌아가려 하며 이별의 마음 펼 때


            *오대산 비마암스님은 항상 나무 집게[木枚]하나를 들고 있다가 납자들이 와
              서 절을 하면 목덜미를 집고 말하되 “어느 마군이가 너를 중을 만들었으며
              어느 마군이가 너를 행각하게 했는가?대답을 하더라도 집어서 죽이고 못 하
              더라도 집어서 죽이리라.속히 말하라”하였다.그때 곽산스님이 와서 품안으
              로 뛰어드니 비마암스님은 등을 세 차례 문질렀다.곽산스님이 튀어나가 손
              을 들고 말하기를 “삼천 리 밖에서 나를 속였구나”하였다.
            *임제스님이 세상을 뜰 때 삼성스님이 원주로 있었는데 임제스님이 상당하여
              말하기를 “내가 떠난 뒤에 나의 정법안장이 멸망되지 않게 하라”하니 삼성
              스님이 말하기를 “어찌 감히 스님의 정법안장을 멸망케 하겠습니까?”하였다.
              이에 임제스님이 말하기를 “갑자기 누군가가 물으면 그대는 무엇이라 대답하
              겠는가?”하니,삼성스님이 할을 하거늘 임제스님이 말하기를 “나의 정법안장
              이 저 눈먼 당나귀에게 멸망될 줄을 누가 알았으리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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