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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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양기록․황룡록


               정법안장을 잘 지니라 간곡히 당부하였네
               할(喝)소리에 진흙탕 길 열리지 않으니

               이로부터 눈먼 나귀 타는 사람 적었어라.
               圓寂將歸叙別時 叮嚀法眼好任持
               喝下不開泥水路 瞎驢從此少印騎



               영운스님이 복사꽃을 보고 도를 깨달음*(3수)
                                                      11)
               靈雲見桃花悟道


               2월 3월엔 햇빛도 따사롭더니
               여기저기 복사꽃 나무마다 붉었어라

               종장(宗匠)은 깨달아도 철저하지 못하여
               지금도 여전히 봄바람에 벙글거리네.
               二月三月景和融 遠近桃花樹樹紅

               宗匠悟來猶未徹 至今依舊笑春風

               용과 코끼리[龍象]서로 만남 세상에 드물어




            * 복주(福州)영운 지근(靈雲志勤)스님이 위산에서 복숭아꽃을 보고 깨닫고는
              시를 한 수 읊었다.30년 동안 검(劍)을 찾던 나그네/몇 차례나 잎 지고 가
              지 돋았는가.복사꽃을 한 차례 본 뒤로는/오늘까지 다시는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는 위산스님에게 이야기하니 위산스님이 “인연 따라 깨달으면 영원히
              물러나지 않으리니 잘 간직하라”했다.어떤 스님이 현사스님에게 이야기하
              니 현사스님이 말하되 “당연하고 당연한 일이나 노형께선 아직 철저히 깨닫
              지 못했다고 확신하노라”하였다.대중이 이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므로 현사
              스님은 지장스님에게 묻되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
              가?”하니 지장스님은 “계침(桂琛)이 아니었다면 세상 사람들을 몹시 바쁘게
              했을 것이니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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