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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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록 131


               한 번 오고 한 번 감에 친소가 나타나네
               요즘 사람 그 속의 뜻 깨닫지 못하고

               잎을 따고 가지 찾아 객진(客塵)을 키우네.
               龍象相逢世不群 一來一去顯疏親
               時人不悟其中旨 摘葉尋枝長客盡


               한 번 복사꽃 보더니 다시는 의심치 않았는데
               총림에선 깨닫지 못했다고 옳다 그르다 하네

               마땅히 알아야 할지니 사심 없는 한 기운이라야
               마른나무에서 다시 싹 트게 할 수 있음을.

               一見桃花更不疑 叢林未徹是兼非
               須知一氣無私力 能令枯木更抽枝



               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름*(2수)
                                          12)
               國師三喚侍者

               국사가 시자를 세 번 부르니

               풀을 헤침은 뱀을 놀라게 하려 함뿐이었네
               뉘라서 알랴.산골물 푸른 소나무 아래

               천 년 묵은 복령(茯苓:버섯의 일종)이 있음을.
               國師三喚侍者 打草祗要蛇驚
               誰知澗底靑松下 有千年茯苓



            *남양 혜충국사가 시자를 불러 시자가 네!하고 대답하였다.이렇게 세 번을
              불러 세 번을 대답하니 국사가 말하기를 “내가 너를 저버린다 하렸더니 네가
              나를 저버리는구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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