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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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록 61


               “제 목숨도 스님 손에 있습니다.”
               “ 너는 괜히 깡충거려 무엇 하려느냐?”

               “ 언덕을 내려오면서 달리지 않으면 빠른 속도를 얻기 어렵습니
            다.”
               그리고는 손뼉을 한 번 치고 절을 올리니 스님께서는 “이 한

            사람의 장군을 보아라”하셨다.
               그리고는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람과 서리는 대지를 긁어대고 차가운 낙엽은 허공에 나부끼
            는데 봄날 인연에 끄달리지 말고 본래면목을 가져오너라.”
               그리고는 선상을 손으로 한 번 치더니 말씀하셨다.

               “내년에 다시 새 가지가 돋아나 봄바람에 쉴새없이 흔들리리니
            기다려 볼 일이다.”


               14.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내게 비결이 하나 있어 범부와 성인의 길이 끊겼으니 유마거

            사는 까닭 없이 많은 말을 하였구나.”


               15.
               상당하자 공양주 스님이 물었다.

               “눈길이 아득한데 어떻게 인도해야 합니까?”
               “ 안개가 수려한 천 산을 둘러쌌으니 구불구불 길 가는 사람에

            게 물어서 간다.”
               “ 홀연히 스님의 뜻을 묻는 사람이 있으면 무어라고 말해 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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