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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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록 65
“내가 화살을 전하여 명령을 내리니 석가노인이 선봉을 서고,
보리달마가 후미가 되어 진(陣)의 형세가 이미 완벽하니 천하가 태
평하구나.말해 보라.걸음을 떼지 않는 한마디를 어떻게 말하겠느
냐?”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한 가지 일을 겪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나지 않는다.
참구하라.”
23.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하늘은 하나[一]를 얻어 맑고,땅은 하나를 얻어 편안하며,군
왕은 하나를 얻어 천하를 다스린다.납승은 하나를 얻어 무얼 하
겠느냐?”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발우 입이 하늘을 향하였다.”
24.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마음이 만 가지 경계를 따라 변하는데 변하는 곳은 실로 깊고
묘하다.”
선상을 손으로 한 번 치고는 말하였다.
“석가노인이 초명(蟭螟)벌레에게 잡아먹혔다.기쁘다!천하가 태
평해졌구나.”
그리고는 악!하고 할을 한 번 내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