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P. 57

양기록 57


               스님께서 “이 칠통아!”하자,그 스님은 절을 하고 대중에게로
            돌아갔다.이어서 스님께서 들려주셨다.

               “외도가 부처님께 물었다.‘말이 있음도 묻지 않고 말이 없음도
            묻지 않겠습니다’하니 세존께서 한참 말없이 계시자 외도가 찬탄
            하였다.‘세존께서는 대자대비하시어 저의 미혹의 구름을 열어 주

            셔서 저를 깨달아 들게 하셨습니다.’
               외도가 떠난 뒤에 아난이 세존께 묻기를 ‘외도는 무엇을 보았

            기에 자기를 깨달아 들게 하였다고 하였습니까?’하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세간에서 훌륭한 말은 채찍 그림자만 보고도 간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도오사형(道吾師兄)은 말하기를 ‘세존의 한 눈은 3세에 통하고,
            외도의 두 눈동자는 다섯 하늘을 뚫었다’하였는데,도오사형이 훌

            륭하긴 훌륭하다만 어떻게 옛사람과 함께 기상을 토해내겠는가.
               나는 말하건대 금과 놋쇠를 가려내지 못하고,옥인지 돌인지를
            분간하지 못했다고 하리라.

               대중들이여,알고자 하는가.세존께서는 자기를 돌보지 아니하
            고 남을 위했으며,외도는 재를 차려 놓은 김에 축사를 한마디 하
            였다.”

               주장자를 한 번 내려치고 악!하고 할을 한 번 하였다.


               9.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묘하고 담담한 법문[總持]이신 부동존(不動尊),세간에 희유하
            신 수능엄왕(首楞嚴王)이시여.억겁토록 쌓아 온 저의 뒤바뀐 생각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