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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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록 63
17.
상당하자 세속의 선비가 물었다.
“사람의 왕과 법이 왕을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나누겠습니까?”
“ 낚싯배 위의 사씨네 셋째 아들[謝三郞]이다.”
“ 이 일은 이제 스님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만 운개 가풍의 일
은 어떻습니까?”
“ 머리에 두른 삼베모자를 벗어 술값을 치른다.”
“ 홀연히 손님이 찾아오면 어떻게 대접해야 합니까?”
“ 두 잔,석 잔,한가한 일이니 취한 뒤에는 주인이 남을 웃길
것이다.”
스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이 다 불법이다”하고
는 선상을 손으로 한 번 내려치며 말씀하셨다.
“산하대지가 산산이 부서졌다.나에게 불법을 가져와 보아라.”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씀하셨다.
“하늘을 한 바퀴 도는 매[鶻]는 무엇과 같이 생겼는가.만리에
구름 한 점만이 떠 있구나.”
18.
상당하여 손으로 선상을 치고는 말씀하셨다.
“대중들이여,낚싯대가 다 쪼개져 대나무를 다시 재배하려는데
일하는 것을 계산하지 않아야 바로 쉴 수 있다.”
19.
상당하여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