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17 - 양기록.황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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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양기록․황룡록


            을 녹이시어 아승지겁을 거치지 않고 법신을 얻게 하여지이다.”
               그리고는 주장자를 들고 말씀을 이으셨다.

               “주장자가 어찌 법신이 아니랴.그대들은 알겠는가.내가 오늘
            진창에서 자빠지고 구르고 하는 것은 그대들의 머리통을 밀가루
            푸대 속에 처넣기 위해서이다.30년 뒤에 눈 밝은 이 앞에서 이

            이야기를 잘못 들먹이지 말아라.”
               주장자를 한 번 내려치고 악!하고 할을 한 번 하였다.


               10.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 “모든 것을 아는 지혜[一切智]는 통하여
            막힘이 없다”하고는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주장자가 여러분의 면전에서 굉장한 신통을 드러내는구나.”
               이어서 주장자를 던지면서 말씀하셨다.
               “곧장 천지가 진동하며 찢어지고 대지가 여섯 번 요동하였다.

            듣지도 못하였느냐.모든 것을 아는 지혜는 청정하다 함을.”
               다시 선상을 손으로 한 번 치더니 말씀하셨다.

               “30년 뒤에 눈 밝은 사람 앞에서 내가 용두사미(龍頭蛇尾)였다
            고 말하지 말라.”


               11.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 “비오고 천둥 칠 기세에 만물이 일어나
            는구나”하더니 주장자를 잡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대중들이여 말해 보라.이것이 무엇이냐?”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늙은 어부는 하루종일 부질없이 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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