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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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조주록 하
“모양과 위의(威儀)를 갖추지 않고도 알 수 있습니까?”
“ 바로 지금은 알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이는 어떤 사람입니까?”
“ 모두 다 불가사의함을 갖추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저는 남방에 가서 불법을 좀 배우고자 하는데,어떻습니까?”
“ 남방에 가거든,부처가 있는 곳은 급히 달아나고 부처 없는 곳
에도 머무르지 말라.”
“ 그렇다면 저는 의지할 데가 없습니다.”
“ 버들개지 버들개지로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긴급한 곳입니까?”
“ 한 번 묻고 한 번 대답하는 것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세 치 혀를 빌리지 않고 금시(今時)에 의지할 수 있습니까?”
“ 내가 너에게 말해 준다면 너는 어떻게 이해하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스님의 가풍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