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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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상 당(나머지 말) 111
한 스님이 물었다.
“도인끼리 만났을 때는 어떻습니까?”
“ 옻그릇을 내놓는다.”
“ 이치[諦]는 어찌해 볼 수 없습니까?”
“ 이치가 없지는 않지만 볼 수는 없다.”
“ 결국은 어떻습니까?”
“ 이치를 잃는다.”
한 스님이 물었다.
“가도 도달하지 못하고 물어도 도달하지 못할 때는 어떻습니
까?”
“ 도달하고 도달하지 못함을 도인은 침 뱉듯이 본다.”
“ 그 가운데 일은 어떻습니까?”
스님께서는 땅에다 침을 뱉었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그대가 조사의 뜻이라 부르지만 않았다면 오히려 그런 건 있지
도 않다.”
“ 본래의 것이란 무엇입니까?”
“ 너와 나의 눈이 마주 보는 것말고,다른[第二]주인공이란 없
다.”
한 스님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