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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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조주록 하


               “바로 그것입니까?”
               “ 마침 내 발꿈치를 알았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큰 길을 가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 이 소금 암거래하는 놈아!”
               “ 그럼,큰 길을 갈 때는 어떻습니까?”
               “ 내 신분증[公驗]을 돌려다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본래의 몸입니까?”
               “ 나를 알게 된 뒤에도 다만 이 놈일 뿐,다른 사람이 아니다.”

               “ 그렇다면 스님과는 한 생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 비단 금생뿐만 아니라 천생만생토록 나를 알지 못할 것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동쪽 벽에다 호로병을 걸어 둔 지 언제더냐?”


               한 스님이 물었다.

               “모나거나 둥글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 모나지도 않고 둥글지도 않다.”
               “ 그럴 때는 어떻습니까?”
               “ 모나고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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