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P. 171

1.상 당(나머지 말) 171


               스님께서 하루는 염주를 집어들고 신라(新羅)에서 온 장로에게
            물었다.
               “거기에도 이것이 있소?”
               “ 있습니다.”

               “ 이것과 얼마나 닮았소?”
               “ 그것과 닮지 않았습니다.”
               “ 있다 하면서 어째서 닮지 않았다는 거요?”
               장로가 말이 없자 스님께서 스스로 대신 말씀하셨다.

               “‘신라는 신라,큰 당나라는 큰 당나라’라고 하지 않던가.”


               새로 온 납자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느냐?”

               “ 남방에서 왔습니다.”
               스님께서 손가락을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알겠느냐?”
               “ 모르겠습니다.”

               “‘ 기거에 만복하소서’하는 인사도 모르느냐.”


               스님께서 행각할 때 대자 환중(大慈寰中:780~862)스님에게 물
            었다.

               “반야는 무엇으로 바탕[體]을 삼습니까?”
               대자스님이 말하였다.
               “반야는 무엇으로 바탕을 삼습니까?”
               스님께서는 하하!하고 크게 웃으며 나왔다.다음날 스님께서 마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175   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