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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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조주록 상
9.본분사(本分事)로써 지도한다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곳에서 본분사(本分事)로 학인을 지도한다.만약 나더러
그들의 근기에 따라 지도하라 한다면,으레 3승12분교로 지도할 것
이다.그래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누구의 허물인가?뒤에라
도 솜씨 좋은 선지식을 만난다면,내가 그들을 저버린 것은 아니라
고 말하여라.다만 묻는 사람이 있다면 본분사로 그를 지도할 따름
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마음 그대로가 부처’라고 하는데,그러면
마음 그대로가 아닌 것을 저에게 헤아려 물을 수 있게 해주시겠습
니까?”
“ 마음 그대로인 것은 그만두고라도,그대는 무엇을 묻는다는 것
이냐?”
한 스님이 물었다.
“옛 거울은 닦지 않아도 비칩니까?”
“ 전생은 인(因)이고 금생은 과(果)이다.”
한 스님이 물었다.
“3도(三刀)가 떨어지지[落]않았을 때는 어떻습니까?”
“ 빽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