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18 - 조주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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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조주록 상
“스님께서는 이미 분명함 속에도 계시지 않다고 하셨는데,또
무엇을 애지중지한다는 것입니까?”
“ 나도 모른다.”
“ 스님께서 이미 모르신다면 무엇 때문에 분명함 속에도 있지 않
다고 말씀하십니까?”
“ 묻는 일은 됐으니,절이나 하고 물러가거라.”
14.불생불멸의 도리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법이란 본래 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말을 꺼냈다 하면 나는 것이요,말을 하지 않으면 없어지는 것이
다’라고 말할 것도 없으니,여러분은 무엇을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
도 않는 도리라고 하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벌써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음이 아닙니까?”
“ 이 놈이 그저 죽은 말만 알아듣는구나.”
한 스님이 물었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따져서 가림을 꺼릴 뿐이다’라고
하였습니다.말을 꺼냈다 하면 그것은 따져서 가리는 것이 되는데,
스님께서는 어떻게 사람들을 가르치시겠습니까?”
“ 왜 옛 분의 말씀을 다 인용하지 않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