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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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17


               그 스님이 앞에 말한 이야기를 해주자 스님께서는 몽둥이 20대를
            때려서 내쫓아 버렸다.


               5.

               하루는 스님께서 대중운력을 하다가 위산 영우(潙山靈祐:771~
            853)스님께서 “색을 보는 그것이 바로 마음을 보는 것이다[見色便見
            心]”하신 말씀을 거론하면서 “말에 허물이 있는가 없는가?”라고 물
            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옛 스님은 어떤 사람을 위해 그 말씀을 하셨습니까?”
               “ 비록 그렇긴 하나 나는 너와 거론해 보고 싶다.”
               “ 만약 그러한 거론이라면 차라리 제가 땅을 파는 것보다도 못합
            니다.”



               6.
               어느 날 현사스님이 물었다.

               “주장자가 있으면 한 개만 주십시오.”
               “ 나에게 세 개가 있으니 하나를 가져라.”
               “ 사람마다 하나씩밖에 없는데 스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세 개나
            쓰십니까?”
               “ 세 개가 다 쓸 데가 있기 때문이지.”

               “ 옳은 말씀이긴 하지만 저는 그렇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 너는 어떻게 말하겠느냐?”
               “ 세 개가 곧 하나라고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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