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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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설봉록


               7.
               하루는 현사스님이 스님의 회하를 떠나서 산을 내려가려고 스님

            께 아뢰었다.
               “사람마다 다 자유자재한 것이기에 저는 지금 산을 내려가려고
            합니다.”
               “ 누가 그렇게 말하던가?”
               “ 스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그대는 어떻게 말하겠나?”

               “ 자유자재하지 않다고 말하겠습니다.”
               “ 알았다.”


               8.

               스님께서 하루는 말씀하셨다.
               “이 일은 마치 한 조각 밭뙈기 같은 것이다.뭇 사람들이 마음대
            로 갈고 씨를 뿌리도록 하며 이 은혜와 힘을 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
            도 없다.”

               현사스님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이 한 뙈기 밭입니까?”
               “ 보아라!”
               “ 옳기는 옳으나 저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 그대는 어떻게 말하겠느냐?”
               “ 이것은 사람사람이 다 가진 것이라고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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