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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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설봉록


               “봉황의 새끼입니다.”
               “ 무엇 하러 왔느냐?”
               “ 늙은 영관스님을 잡아먹으려고 왔습니다.”
               그러자 오석스님께서 문을 열고 스님의 멱살을 잡으며 “말해라,

            말해!”하니 스님께서 무어라 하려는데 오석스님이 스님을 탁 밀어
            붙이고 다시 문을 닫아 버렸다.
               그 후 스님께서 절에 주지하게 된 다음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그때 만약 오석스님의 문 안에 들어갔다면 술찌꺼기나 씹
            어먹는 네 놈들은 어디 가서 도를 더듬어 보았겠느냐?”



               78.
               스님께서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온 누리가 하나의 해탈문이라 손을 잡고 끌고 와도 들어오려 하

            지 않는다.”
               이때 한 스님이 앞으로 나서며 “스님께서는 이상하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하였고,또 한 스님은 “그 안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겠습
            니까?”라고 하자 스님께서는 그들을 때렸다.



               79.
               민왕(閩王)이 유자와 귤을 열 개씩 봉해서 사람을 시켜 스님께 보
            내고 편지를 써서 물었다.

               “이 유자와 귤은 다 같은 빛을 하고 있는데 어째서 이름이 다릅
            니까?”
               스님께서 받아 보시고는 도로 봉해서 왕에게 돌려보냈다.왕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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