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7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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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57
시 현사스님에게 보내서 물어보았더니 현사스님은 큰 종이 한 장으
로 뚜껑을 덮어 버렸다.
80.
상당하여 대중들이 다 모이자 스님께서 나무로 만든 공을 굴려
보내니 현사스님이 공을 잡아다가 있던 자리에 도로 갖다 놓았다.
또 하루는 현사스님이 찾아오자 스님께서 세 개의 나무공을 한꺼
번에 굴려 보내니 현사스님이 비스듬히 자빠지는 시늉을 해 보였다.
스님께서 “보통 몇 개의 공을 사용하는가?”라고 하니 현사스님이
“셋이 곧 하나며 하나가 곧 셋입니다”라고 하였다.
81.
한 스님이 스님께 묻기를,“스님께서 요점을 보여주시기 바랍니
다”하자 스님이 “이것은 무엇인가?”하니 그 스님은 이 말끝에 크
게 깨달았다.
82.
스님께서 남제(南際)장로를 전송하느라 문 밖에 나가서 여자 절을
올리자 남제스님은 손을 모으고는 예,예,하며 답례하였다.이에 스
님께서는 이마에 손을 얹고 멀리 바라보다가 돌아왔다.
83.
스님께서는 입적을 앞두고 손수 탑명(塔銘)과 거기에 딸리는 서문
을 지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