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9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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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록 249



               서 문


















               아!말법시대를 만나 정법이 시드니,성인,진인과는 더욱더 멀어
            지고 마구니와 외도 등 사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내가 왜 늦게야
            세상에 태어나서 부처님 계신 세상을 만나지 못하는가,슬프기만 하
            다.그런 까닭에 지극히 맑은 소리는 듣지 못하였고 현묘한 이해는

            통달하기 어려우니 어찌 내 평생에 부끄러움이 없겠는가.
               그러나 다행히 숙세의 인연을 몸에 차고 있어서 분에 넘치게도
            스님네의 무리에 몸담게 되었다.그리하여 범서(梵書)를 펼쳐 연구하
            고 대장경을 섭렵해 보았으나 우러러볼수록 그 지혜의 산은 하늘 높

            이 솟아 있고 굽어볼수록 그 진리의 바다는 깊고 깊었다.너무 기뻐
            서 몇 해를 그 속에 푹 젖어 지낸 끝에 나의 어둠이 점차 열리게 되
            었으니 참으로 하루 공부하면 하루만큼 늘어나고 하루 게으르면 하
            루만큼 없어짐을 알겠다.
               내 비록 그 깊숙한 아랫목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담장이나 대문
            은 넘어섰다.이 빛나는 집안의 갖가지 아름다움은 분명 내가 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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