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4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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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설봉록


               구름에 길 잃은 학을 바라보는 경계 속은 가을이로다
               신기한 기틀은 무엇 때문에 있느냐고 묻고자 하면
               그것은 봉래섬 제9주(第九洲)에 있음을 알아야 하리.
               亭繞千山萬壑流 相望趙老在何州

               心馳寥廓天窮處 目斷蒼茫水盡頭
               雨洗鼇峰吟裏趣 雲迷鶴路望中秋
               神機欲問因何事 知在蓬瀛第九洲




               23.탁석천(卓錫泉)


               석장 끌고 샘을 찾던 상골봉 앞에서
               잠깐 사이 석장 꽂자 단 샘물 솟아 나오네
               맑기는 신선의 이슬과 몰래 맥이 통한 듯하고

               그 향기 신룡이 몰래 침을 토한 듯하네.


               바위에 부딪쳐 뒤집히며 솟아오를 때 게눈 같은 거품 떠오르고
               개울 흘러나가 흐느낄 때는 고니 울음 같은 가락을 울리다가
               어느 넓은 못에서 잔잔해져 빛나고 밝은 거울이 되어

               내 선심(禪心)같이 저 망망한 하늘에 넘치네.
               携錫尋源象骨前 須臾卓錫湧甘泉
               淸疑沆瀣潛通脈 香訝神龍暗吐涎
               激石飜騰浮蟹眼 出溪嗚咽響鵾絃
               一泓澄定光明鏡 同我禪心瀁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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