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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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설봉록


               “모르겠습니다.”
               “ 몸조심하여라.”


               한 스님이 물었다.

               “서원(西院)의 큰스님은 세상을 떠나셔서 어디로 가셨습니까?”
               “ 그대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오묘한 공부[玄學]입니까?”
               “ 더 무엇을 찾고 있느냐?”



               하루는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 위산(潙山)에서 왔습니다.”

               “ 위산스님은 무슨 말씀을 하시던가?”
               “ 하루는 제가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물었더니 스님께서는
            묵묵히 앉아만 계셨습니다.”
               “ 그대는 그것을 인정하느냐?”
               “ 저는 그 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 위산스님은 옛 부처님[古佛]이시다.그대는 속히 위산으로 가서

            참회하여라.”


               하루는 스님께서 승당 안에다 불을 지르고 앞뒤의 문을 꼭 닫아
            버리고는 “불이야!불이야!”하고 소리치면서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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